[칼럼] 이재명 정부 3차 주택 공급 대책, ‘닥치고 공급’은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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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저렴한 공공분양, 공공임대주택 충분한 공급

정부는 이번 주 수도권에 ‘5만 가구+알파(α)’를 공급하는 3차 공급 대책을 발표한다고 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3차 공급 대책에는 서울의 준공업지역과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활용 방안, 수도권 공공택지의 주택 추가 공급, 국가 소유 부지 활용 등을 망라할 것이라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남미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 7시간 반에 걸친 부동산·주식 시장 관련 회의를 가졌다니. 이런 무리한 일정에서도 대통령의 절박한 상황 인식이 느껴진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오세훈 서울 시장을 만난 것도 주택 공급에 관한 협조를 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급해도 “닥치고 공급”은 금물이다. 모든 일에는 지켜야 할 원칙과 순서가 있다.

당장 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주력할 것

이재명 정부와 지자체가 주택 공급 정책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당장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에 주력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서울과 수도권만 짚어서 말하자면, 첫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미 확보한 토지나 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공공주택지구에 주택을 지어 공급하는 사업, 둘째, 신축 약정형 매입임대주택, 셋째, 공공주도 도심복합개발사업 및 주민 동의율이 높은 지역에서 시행하는 공공재개발 등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3기 신도시 외에도 수도권에 공공택지가 상당히 많이 있는 만큼, 3기 신도시 사업 계획 조정에 준해 기존 사업들도 속도감 있게 사업계획을 발표해 국민들이 정부의 주택 공급 계획을 신뢰할 수 있게 할 필요가 있다. 새로 발표하는 택지 사업은 앞으로도 10년 가까이 걸리기 때문에, 기왕에 발표한 사업들의 내용과 속도를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저렴한 공공분양 ,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것

그중 먼저 공공주택사업부터 이야기해보자. 성공이냐 실패냐를 가르는 핵심은 정부와 지자체는 시장가격보다 충분히 저렴한 공공분양주택 공급을 속도감 있게 할 수 있느냐, 그리고 무주택 서민과 중소득층이 거주할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3기 신도시 전체 주택의 50% 이상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3기 신도시와 관련해 아직 민간에 분양되지 않은 택지를 공영개발하기로 한 만큼, 해당 택지를 이용해 무주택 중산층 및 저소득층이 입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최대한 늘려야 수도권 전월세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다. 아울러 3기 신도시에서 공공분양주택을 저렴하게 공급하려면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으로 공공주택사업자와 민간 건설사가 함께 주택을 공급하면서 주택 품질을 높이고 공급 가격은 낮춰야 한다. 특히 공공분양주택 중에서도 지분적립형 등 대안적 방식의 공공분양주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공공임대주택을 위한 토지를 조성하고 건물을 짓고 운영하는데 필요한 자금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공공택지 사업 전체의 속도가 느려져 정책 체감도가 현저하게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자금 문제는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정부가 공공임대주택을 더 많이 짓는 공영개발을 표방한 이상, LH 등 공공주택사업자의 자금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지금껏 2020년 이후 매년 주택도시기금에 투입한 2~4조 원의 일반회계 전입금으로는 어림도 없다. 아울러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 역시 전체적인 사업수지와 현금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정부가 3기 신도시와 그 밖의 공공택지를 통한 주택 공급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면, 예산 지원과 공급할 주택의 유형별 비율에 대한 결단을 해야 한다.

민간주택 공급 확대만 제시하면 윤석열 정부의 공급 실패 되풀이

다음으로 민간 주택사업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한마디로 민간 주택 공급 상황이 어렵다. 업계에서는 이구동성으로 높은 토지가와 건축비의 상승, 금리 상승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고 있다. 따라서 정부가 민간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공급 목표만 제시하면 윤석열 정부와 마찬가지로 실패할 가능성이 무척 높다. 토지가격, 건축비 때문에 민간 주택 공급 사업의 사업성이 부족하다면 억지로 사업을 잘되게 할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계속 기다릴 수 없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는 공공이 확보한 토지에서 하는 사업, 또는 공공이 주도할 수 있는 사업(신축매입임대, 공공재개발, 공공주도 도심복합개발 등)을 추진하는 것이 맞다.

오세훈 시장은 또 규제 완화(임대주택 비율 축소, 용적률 상향)를 주장하는데, 그렇게 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된다. 오세훈 시장이 주장하는 서울 준공업지역의 규제 완화, 즉 최대 50%인 산업시설 의무 확보 비율을 30~50% 수준으로 대폭 낮춰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활성화하자는 주장에도 절대 찬성하기 어렵다. 규제를 완화한다는 소식만 들려도 땅값, 아파트 가격이 들썩일 것이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김용범 실장의 그린벨트 해제 요구나 오세훈 시장이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 주장 모두 찬성할 수 없다. 규제를 다 풀고 집만 짓겠다고 해서 도시의 활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민간 조합 중심의 재개발·재건축 사업 방식은 토지 초과 이익이 발생하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나 할 수 있는 사업 방식이고, 철거형 정비사업은 서유럽에서는 그만둔지 오래된 사업 방식이다. 이런 사업이 몇 군데 추진됐다고 해서 성공이라고 평가받을 수 없다. 도시 개발이 일단락된 도시에서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은을 보호해야 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장려하지 않는 것이 맞다. 대신 LH나 지방공기업이 나서고 국가 예산을 지원하여 지역에 필요한 공공 시설을 넣어주고, 그린리모델링 등 주택 개량에 대한 예산 및 금융 지원, 임차인에 대한 임대료 한시 동결 등의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사업이 노후주택 문제 대처를 위한 보편적인 해법이 되어야 한다. 영국과 프랑스 등의 노후주택 개량사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만약 이재명 정부가 이제라도 이런 사업에 관심을 갖고 추진한다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그외 도로, 그 밖의 기반 시설을 대규모로 새로 넣어주어야 하는 일부 노후 주거 지역, 활력을 크게 잃은 상업지역, 산업적 기능을 거의 잃어 버린 낙후된 준공업지역을 변모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도시기능을 부여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공공이 철거형 재개발이나 도심복합사업 등을 시행하는 방향이 맞다고 본다.

이 글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인 이강훈 변호사가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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