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국민의 신뢰 회복해야 개헌 논의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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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약속, 국회의 개헌특위 구성, 개헌 시민 참여 절차 마련해야
개헌 발목잡아온 국민의힘, 이제는 개헌 논의 동참해야

지방선거 동시개헌이 국민의힘의 반대를 위한 반대와 더불어민주당의 정치력 부재로 무산되고 벌써 3개월이 지났다. 국회가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하지만 개헌과 관련한 대통령의 의지를 보여주는 야당의원과의 대화가 공개되자 개헌 논의가 진전되기는커녕 엉뚱하게도 현직 대통령 연임 등 개헌의 ‘정치적 의도’를 둘러싸고 비생산적인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주지하듯이 현직 대통령의 임기 연장은 현행 헌법으로도 불가능하며, 민주화 투쟁의 산물이자 헌법 정신을 훼손하는 시도는 용납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헌을 통한 현직 대통령의 연임이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조정식 국회의장의 무책임한 발언으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미 현행 헌법이 정하고 있는 사안을 약속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닐 수 있지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지금의 개헌 논의가 시작부터 가로막혀 있는 만큼 대통령이 나서서 이러한 불신의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 정상 궤도를 이탈하기 직전인 개헌 논의가 제 궤도로 갈 수 있도록, 개헌에 대한 진성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연임은 없다’ 약속하는 등 신뢰를 만들어가는 절차가 필요하다.

국회는 개헌특위부터 구성해야 한다. 개헌 논의를 중단시킬 뻔한 국회의장의 발언에 대한 사과도 다시 한번 필요하다. 87년에 만들어진 현행 헌법이 40년 동안 한 차례 개정도 없이 여러 한계들을 보이고 있음에도 또다시 개헌을 방치하거나 후순위로 두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다. 제정당은 정치개혁이 전제된 권력구조 개편, 기본권 강화와 시대적 변화에 조응하는 개헌, 분권과 자치 강화 방안을 제시하고 국회 개헌특위에서 토론해야 한다. 무엇보다 개헌은 주권자인 시민들의 참여 속에서 논의하고 설계해야 하는 작업인 만큼 시민들의 숙의와 공론 과정을 거쳐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최우선으로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인 개헌절차법부터 논의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 개헌 추진의 ‘정치적 의도’를 운운하며 개헌 논의 자체를 발목잡고 정치적 불신만을 증폭시키는 반대를 위한 반대 행태를 중단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지난 5월 7일, 개헌안 투표가 진행되던 본회의장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하반기 개헌특위를 구성해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안 논의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것이 개헌안 투표를 회피할 목적이 아니었다면 국회 개헌특위에 성의 있게 참여하며 새로운 헌법 체제와 미래 비전을 밝히고 시민들의 의견을 구하는 게 상식이다. 공당(公黨)이자 제1야당으로서 자신들의 공언에 대해 책임과 역할을 다 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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