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포괄주의 도입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처리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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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대상 열거주의, 신고자 보호 사각지대 해소 어려워
권익위는 법 개정에 따른 예산 · 인력확충에 나서야

지난해 9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대상안건)으로 지정된, 공익신고 대상 범위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의안번호 2211547, 신장식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법에 따라 8월 21일 이후 본회의 안건으로 자동 상정될 예정이다. 현행법 상 공익침해행위로 열거된 법률 위반 행위만을 공익신고로 인정하는 열거주의 방식은 해당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신고의 경우 신고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발생시켜 왔다. 따라서 포괄주의 도입은 신고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공익신고자 보호를 강화하는데 있어 중요한 과제이다. 국회는 공익신고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고 신고자 보호의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해당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

현행 「공익신고자 보호법」은 공익침해행위의 대상이 되는 법률을 열거하고, 해당 법률 위반행위와 행정처분 등을 공익신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2011년 법 제정 당시 180개였던 신고대상 법률은 여러 차례 개정을 통해 현재 497개로 확대됐지만, 여전히 횡령·배임 등 기업범죄와 직권남용 등과 같은 중대범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신고대상 법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중대범죄 신고자가 보호받지 못하는 것은 공익신고자 보호라는 법 취지에 비춰 볼 때 매우 부당하다. 더욱이 열거주의는 새로운 유형의 공익침해행위가 발생할 때마나 법 개정을 통해 신고대상 법률을 추가해야 하는 행정적 비효율을 발생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유형의 범죄나 공익침행위 신고자를 적기에 보호하지 못하는 한계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내란죄다. 내란죄가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보니 12.3 내란 관련 신고자를 보호하기 위해 군형법 등 다른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을 적용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시민사회단체는 오랜 기간 동안 공익신고 대상 범위를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전환할 것을 요구해 왔다. 참여연대 역시 지난해 11월 포괄주의 도입과 책임감면 의무화, 보복성 소송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및「부패방지권익위법」 개정안을 입법청원한 바 있으며, 해당 법률 개정안은 김남근 의원 대표발의로 발의되어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는 포괄주의로 전환할 경우 공익침해 여부에 대한 판단이 공익신고 접수기관별로 상이해 법적 안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고, 민원과 공익신고의 구분이 어렵고, 무분별한 신고가 급증해 업무수행에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세 주장 모두 포괄주의 도입을 막을 근거가 되지 못한다. 

첫째, 법적 안정성 문제는 열거주의 하에서도 이미 존재한다. 신고 내용이 497개 법률 중 어느 조항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역시 접수기관마다 엇갈릴 수 있다. 이미 포괄주의를 취하는 「부패방지권익위법」이 여러 기관에 폭넓게 신고를 허용하고 있음에도 법적 안정성이 저해된 사례는 없었고, 기관별 판단 차이는 재심·사법심사로 교정 가능한 문제일 뿐, 신고자 보호 자체를 제한할 근거는 아니다. 

둘째, 민원과의 구분이 어렵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낮다. 공익신고는 불특정 다수·공공의 이익 침해에 대한 신고, 민원은 개인적 이해관계에 기초한 요구라는 구분 기준은 열거주의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확립되어 있다. 오히려 열거주의는 신고 내용이 497개 법률 중 무엇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가리는 이중 판단 부담을 안겨 왔고, 포괄주의는 공익침해행위 해당 여부라는 단일 기준으로 판단을 단순화할 수 있다. 권익위는 이미 포괄주의인 부패행위 신고에서 이런 구분 실무를 축적해 왔다.

셋째, 신고 급증에 따른 업무 부담 우려 역시 근거가 약하다. 포괄주의인 「부패방지권익위법」 시행 이후 신고 폭증으로 업무가 마비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업무량 증가가 우려된다면 예산 편성과 인력 확충으로 해결할 문제이며, 남용적 신고는 허위신고 제재나 사전 심사 절차로 대응하면 될 일이지 포괄주의 도입 자체를 미룰 이유는 아니다. 주무기관이 이를 이유로 신고자 보호 강화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다만 권익위의 우려를 해소하면서도 개혁 속도를 늦추지 않을 현실적인 방법도 있다. 현행법이 원래 내부신고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있는 만큼, 내부 공익신고자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위반행위를 신고하는 경우부터 포괄주의를 먼저 적용하는 것이다. 내부신고는 누가 무엇을 신고하는지가 비교적 분명하기 때문에, 권익위가 걱정하는 판단기준 정립이나 업무량 증가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외부신고까지 포괄주의를 넓혀간다면, 권익위의 우려에 답하면서도 신고자 보호의 공백을 빠르게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신고자 보호의 사각지대를 남겨둔 채 사후적으로 법률 개정을 통해 공익침해행위 대상 법률을 땜질식으로 추가하는 일은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국회는 공익신고 대상 범위를 포괄주의로 전환하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을 즉시 통과시켜야 한다. 또한 이번 개정안의 처리를 필두로, 현재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인 책임감면 의무화, 보복소송 금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익신고자 보호법」 등 개정안에 대한 논의도 서둘러야 한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는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법 개정에 대비해 필요한 예산 편성과 조직 개편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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