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는 용산공원 개발 빌미로 정비사업 규제완화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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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최소화·충분한 조사 및 정화작업·공공임대주택 공급 전제되어야 

용산구 공공임대주택 비율 25개 자치구 최하위권, 지역이기주의 안돼 

5년 넘게 걸리는 용산공원보다 당장 주거세입자 대책 마련이 급선무

용산어린이정원 부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찬반논란이 거세다. 김윤덕 장관이 오세훈 시장과 수 차례 담판에 나서면서, 용산공원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조건으로 오 시장의 숙원사업인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용산공원 개발을 빌미로 서울시와 야합하여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또한 수도권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용산공원을 개발해야 한다면, 그보다 부지가 더 넓은 용산정비창 부지에 어떻게 더 많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인지부터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 용산공원은 역사문화적 생태적 보존가치가 높은 지역인만큼 개발을 최소화해야 하며, 오염 현황에 대한 제대로된 조사와 충분한 정화작업을 위해서라도 속도전으로 밀어부쳐서는 안된다. 나아가 용산공원 일부를 개발하더라도 그 이익이 민간에 귀속되지 않고 공공이 영구적으로 보유할 수 있도록 반드시 취약계층용 공공임대주택으로만 공급되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는 용산공원 개발은 반대할 수 밖에 없다.

용산공원의 역사문화적 생태적 보존가치를 강조하며 단 1cm도 내어줄 수 없다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일부 용산주민들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세훈 시장은 이미 지난 2009년 정부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며 자신의 가족과 처가가 토지를 소유한 내곡동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한 바 있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종묘 앞에 고층빌딩 재개발 사업을 밀어부치고 있다. 그런 그가 이제와서 용산공원의 가치를 강조하며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반대하는 것은 오직 자신의 브랜드 사업인 민간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취약계층용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반토막내고, 재개발임대주택의 취약계층 가점조차 폐지하여 중산층 주택으로 공급하려했던 오세훈 시장의 전례를 보면 이번 행보 또한 순수하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용산공원 개발 반대를 빌미로 민간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하려는 협상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게다가 용산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공공임대주택 비율이 종로구, 중구 등과 더불어 최하위권이다. 주택가격과 토지가격이 최고 수준인 강남구조차도 외곽 지역에 대규모 공공주택 단지를 공급하면서 서울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해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용산구는 서울 도심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남산, 한강 등 대규모 녹지와 인프라를 누리면서도 최소한의 공공기여조차 없었다. 특히,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용산정비창 부지를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면서, 용산공원의 보존가치만을 내세워 용산 일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용산구도 서울의 주거난 해소와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는 용산정비창을 비롯한 공공부지의 활용과 개발계획 변경 가능성부터 충분히 검토하고 용산 일대에 공공임대주택을 실질적으로 확대할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책임마저 외면한다면 앞으로 태릉부지나 서리풀지구 등 다른 지역의 주민들에게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용산공원 개발이 지나치게 정치 쟁점화되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한다. 아무리 지어도 최대 3만호에 불과한 용산공원 개발을 두고 마치 용산공원을 개발하면 수도권의 주거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끌고 가는 여론 몰아가기는 자제해야 한다. 혹여나 정부가 용산개발을 조건으로 오세훈 시장과 야합하여 민간 재개발·재건축의 공공성을 훼손하고자 한다면 깨끗이 포기해야 한다. 정부는 오히려 3만 호에도 미치지 못할 용산공원개발보다는 정부가 공언한 21만 호의 공공주택을 얼마나 실효성 있게 공급할 것인지, 그 중에서 택지개발의 이익을 사유화하는 공공분양주택보다는 서울의 주거불안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주택을 얼마나 공급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 또한 공공임대주택 공급 효과가 아무리 빨라도 4-5년 후에야 나타나는만큼, 당장 반도체 유동성 문제로 폭등할 우려가 높은 수도권 집값과 전월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기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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